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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채소는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일반 채소보다 모양 면에서는 다소 부족하지만, 고유의 투박함과 거친 질감 등 건강함과 개성적인 맛을 충분히 지니고 있다.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는 배추과, 가지과 등 8개과 20여 종의 도시텃밭에 적합한 토종채소를 선발했다. 이에 토종채소의 종류와 도시텃밭 보급에 대해 알아본다.

글_김진영 경기도농업기술원 원예연구과 031-229-5801

■ 역사 속의 토종채소

조선시대에는 텃밭에 무슨 채소를 심었을까? 우리 선조들은 채소를 어떻게 조리해서 먹었을까?
조선후기 대표적인 실학자인 서유구(1764년∼1845년)의 임원경제지(林園經濟志)를 살펴보면 상추, 부추, 배추, 무, 아욱, 쑥갓, 시금치, 고추, 미나리, 오이, 호박, 가지, 토란 등 현대인들이 즐겨 먹는 채소와 크게 다를 바 없는 채소를 재배한 기록을 찾아볼 수 있다.
우리 선조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집 근처에 텃밭을 두고 채소를 즐겨 먹었으니 한국인에게 채소는 역사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조선시대 이옥(1760년∼1815년) 전집의 기록을 보면 “집 안에 채마밭(텃밭의 옛말)에 밥반찬과 나물을 심어 다양한 방법으로 요리를 했다”는 기록이 남아있고, 조선시대에 편찬된 한국 최고(最古)의 식이요법서(食餌療法書)인 식료찬요(1460년)라는 책에서는 채소를 이용한 조리법을 통해 우리 몸의 아픈 부분을 치료한 기록이 남아 있다.

■ 텃밭에 유망한 토종채소 선발

이와 같이 토종이 우리에 주는 의미는 우리나라 기후에 맞게 토착화 된 건강한 농산물로 우리만의 종자주권을 지키며, 생물종의 다양성을 보존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데 있다고 할 수 있다.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는 지금까지 배추, 상추 등 총 630여 계통을 수집해 이 중 170여 자원에 대한 특성조사를 실시하여 배추과, 가지과 등 8개과 20여 종의 활용 유망자원을 선발했다.
토종채소는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채소보다 모양 면에서는 다소 부족하지만, 고유의 투박함과 거친 질감 등 건강함과 개성적인 맛을 충분히 지니고 있다.

토종채소 시범텃밭

■ 기능성이 뛰어난 토종채소의 우수성

토종채소 중 상추의 기능성 성분을 분석한 결과 우리 몸의 활성 산소를 억제해 면역기능을 향상시키고, 자연 치유력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는 플라보노이드 함량이 시판 상추보다 30% 높은 것을 확인했다. 기호도 조사에서도 아삭하고 식감이 좋은 꽃상추, 배추상추, 청배추상추, 개쎄바닥상추 등이 인기가 있었다.
토종배추는 주로 반결구성 배추로 겉잎이 크고 속이 차지 않은 단점이 있는 계통이 많았지만, 조직이 단단하여 김장 재료로 이용 시 오래 저장하여도 무르지 않고 아삭한 맛이 좋은 계통으로 구억배추, 무릉배추를 선발했다. 기능성면에서도 플라보노이드 및 폴리페놀 함량이 시중 배추 대비 2배 이상 높아 우수했다.
또한 뿌리를 이용할 수 있는 뿌리갓, 밑갓 등 다양한 갓 종류도 베타카로틴 등 비타민 함량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토종 고추는 시판되는 청양고추보다 캡사이신 함량이 높아 매운 맛이 강한 화성재래고추, 식감이 뛰어나 풋고추로 유망한 대화초, 관상가치가 우수한 하늘초, 플라보노이드 함량이 높은 안성재래고추 등 다양한 종류가 선발됐다.
오이는 일반적으로 시중에 유통되는 백다다기 오이에 비해 주로 길이가 짧은 노각오이 형태가 많았는데, 베타카로틴 함량이 4배 이상 높은 땅오이 등 다양한 종류를 선발했다.
이와 같이 선발한 토종채소는 다양한 텃밭면적 17㎡(5평), 33㎡(10평), 50㎡(15평)에 4인 가족을 기준으로 하여 쌈 + 샐러드 텃밭, 나물 + 국거리 텃밭, 김치 텃밭, 과채류 텃밭 등 한상차림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작부모델로 재배가 가능하다.

■ 토종채소 보급 계획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는 올해 체험이나 교육용으로 널리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토종자원을 집중적으로 수집할 예정이다.
천연염색으로 활용할 수 있는 홍화, 빗자루 만들기 등 체험용 재료로 활용 가능한 수수, 실이나 천을 짜는 목화 등 다양한 소재를 수집할 예정이다.
또한 좋은 특성을 지닌 유망채소자원은 작은 양이라도 꾸준히 종자를 보존하고 지역 로컬푸드 매장과 연계하여 소비자들이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토종채소를 널리 보급하기 위하여 올해 도시민들이 손쉽게 종자를 분양받을 수 있도록 채종단지 1개소를 선정하여 종자를 생산하고 있다. 여기서 생산된 종자는 필요로 하는 농업인과 도시민들에게 모종나누기 행사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무료로 분양할 예정이다.
또한 도시민들을 위한 종자 증식 사업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화성, 남양주, 안산 등에 토종채소 시범 텃밭을 조성하여 도시민들이 쉽게 접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특히 토종채소를 이용한 커뮤니티 텃밭을 활성화 하여 할아버지 세대와 부모 세대, 자녀 세대가 서로 공감할 수 있는 소재로 활용할 예정이다.
토종자원의 도시텃밭을 활용하면 잊혀져가는 우리의 옛 식물자원도 보존하면서 자녀와 함께 오랜 추억 속의 맛과 향수를 공감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토종채소 텃밭 모델 예시(김치, 샐러드 텃밭)

 토종채소 텃밭 모델 예시(김치, 샐러드 텃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