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zine_201806_03_theme

농사지으랴, 수확한 농산물을 가공하고 판매하랴, 일주일에 사나흘은 사회활동하랴,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할 것 같은 사람이 있다. 더구나 여성이다. 그러니 그의 부군이 아내더러 ‘슈퍼우먼’ 혹은 ‘바깥양반’이라고 할 수밖에. 어쩌다 오미자에 푹 빠져 20년 세월을 살아온 주인공을 찾아 용인시 포곡읍 새달농원으로 달려갔다.

글_김흥선 기자 농민신문 khs6666@nongmin.com

■ 돼지 키우다 건강에 좋다는 말에 오미자로 전환

새달농원 이화숙 대표(62)는 남편 장정근 씨(64)와 함께 용인시 처인구 선장1로(포곡읍 신원리)에서 1만6,500㎡(5,000평) 밭에 오미자를 재배해 오미자청으로 가공하고 판매까지 하는 억척 농업인이자 주부이다. 오미자 외에 아로니아와 고사리도 5,000㎡(약 1,500평)쯤 재배하며, 이들 부부와 아들까지 3명이 종사하고 있으니 결코 만만한 농원이 아니다.
한편 남편 장정근 씨는 충북 진천 출신으로 1979년부터 용인에서 양돈을 하던 중 이화숙 대표를 만나 1980년 결혼했다. 부부는 이후 양돈에 전념해 사육 규모를 2,000여 마리까지 불리기도 했는데, 1999년 무렵부터 조금씩 재배했던 오미자 농사 규모가 커진 데다 각종 민원을 감당하기 힘들어지자 4년 전 양돈은 정리했다.
20년 전 오미자 농사의 시작은 그야말로 미약했다. 남들이 건강에 좋은 농산물이라고 하기에 특별한 계획이나 기대 없이 밭 귀퉁이에 조금 심었을 뿐이었다. 또 오미자 열매가 맺히자 청을 만들어 가족에게 먹이고 친지들에게 선물하는 것을 즐거움으로 삼았다.
“그런데 오미자 생과와 청을 맛본 사람들의 반응이 너무 좋은 거예요. 그래서 오미자 농사를 점점 늘렸고, 2008년 용인시농업기술센터를 통해 농촌여성 일감갖기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오미자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서게 됐지요”
남편 장정근 씨는 돼지를 키우는 바쁜 와중에도 아내의 사업에 누구보다도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었고, 4년 전부터는 아예 양돈을 정리하고 함께 오미자 사업에 전념하고 있다. 오늘의 새달농원은 부부가 함께 땀 흘리며 노력한 결실인 것이다.

■ ‘오미만족’ 등 자체 브랜드 개발…생활개선회 활동도 열심

새달농원에서 생산하는 오미자는 생과 기준으로 연간 10t 안팎. 이는 대부분 오미자청으로 가공되고 일부는 건오미자와 오미자차 등으로 판매되는데, 직거래 비율이 70∼80%에 이른다. ‘오미만족’과 ‘오미오투(O2)’라는 자체 브랜드도 있다. 특히 ‘오미오투(O2)’는 100% 유기생산 및 가공이라는 자부심과 자존심이 깃든 브랜드다. 궁합 잘 맞는 부부가 궁합 잘 맞는 작물을 만나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들에게 고민과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화숙 대표는 “오미자 관련 제품은 주로 4∼10월에 팔리고 나머지 시기에는 매출이 거의 없는 계절상품”이라면서 “겨울에도 팔리는 오미자 제품을 만드는 것도 시급한 과제”라고 말한다.
이렇듯 오미자 생산과 가공, 판매에 신경 쓰고 이런저런 근심도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이화숙 대표는 바깥활동까지 하느라 시간을 쪼개 써야 한다. 생활개선회 활동에 참여해 포곡읍회장 2년과 용인시회장(경기도연합회 부회장 겸) 4년을 거쳤고, 작년부터는 생활개선중앙연합회 경기도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어 일주일에 3∼4일은 집을 비운다. 집에 있는 날은 새벽부터 밤중까지 발 동동 굴리며 일손을 놀리기 일쑤니 남편으로부터 ‘슈퍼우먼’ 소리를 듣는 것이다.
살다 보면 인생에 어찌 쓴맛이나 매운맛 볼 일이 없으랴만, 그래도 오미자의 새콤하고 달콤한 맛과 같은 일이 많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새달농원’이라는 이름을 지은 이화숙·장정근 부부. 매사에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이들은 자신들의 인생을 스스로 새콤달콤하게 만들어 가고 있다.

새달농원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