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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로 인한 사과·한라봉 등 과일류 재배적지 북상은 현재 진행형이다. 실제로 경기 포천 또는 연천, 그리고 강원도에서 맛좋은 사과를 재배해 생산하고 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아열대과일 재배에 도전하며 재배면적까지 조금씩 늘리고 있는 농가가 있다. 경기도 안성에서 아열대 유실수 묘목을 재배하고 있는 미라팜 황상열 대표를 만나봤다.

글. 유건연 기자 / 농민신문 sower@nongmin.com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국내 패션푸르트·망고 등 아열대과일 재배 현황은 2017년 말 기준 365농가 109.2ha에 이른다. 호기 있는 농가의 도전이 이어지고 있지만 판로 확보의 어려움과 재배기술 미흡 등으로 중도 포기하는 농가도 많은 것이 현실이다.
경기도 안성 미라팜은 최근 틈새시장으로 형성되고 있는 아열대 유실수의 묘목을 생산·보급하는 곳이다.
안성 미라팜 황상열 대표(57)는 “아열대과일 재배에 도전하는 농가는 수확 후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는 것이 선결 과제”라면서 “때문에 농가에 무턱대고 묘목을 보급하진 않는다.”고 말한다.

■ 취미로 시작한 아열대 유실수와 인연

서울에서 나고 자란 황 대표가 부인 우미라 씨(57)와 함께 아버지의 고향인 안성 양성면 난실리에 귀촌한 것은 2000년대 초였다. 귀촌 후 부인과 함께 공방을 차리고 가구류를 제작하며 옥수수 부산물로 인형 등을 만들었다.
부부는 취미로 아열대과일 씨앗을 구해 심고 키우기 시작했다. 하나둘 모은 것이 어느새 수십 가지 품목으로 늘었다. 10여 년 동안 화분에서 키우며 관상용으로만 생각했던 식물에서 어느 날 열매가 달리기 시작했다. 2013년부터는 집 옆에 작은 비닐하우스를 만들어 일부 품종을 땅에 옮겨 심었다.
이후 부부는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각종 아열대 유실수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네이버 밴드를 통해 알음알음 묘목을 판매했다. 변종 바나나를 발견한 것도 그즈음이다. 일반 바나나(삼척바나나)에 비해 왜성이면서도 당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었다. 특성을 고정시킨 후 2017년 국립종자원에 ‘손끝바나나’로 품종등록했다. ‘손끝바나나’는 바나나로서는 국내 품종등록 1호다.
‘손끝바나나’는 나무키 180cm∼2m로 일반바나나 3∼5m의 절반 정도다. 당도는 18브릭스로 높다. 수량이 약간 떨어지는 단점이 있지만 시설비와 난방비 등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게 황 대표의 설명이다.
지난해 5월 황 대표는 안성시농업기술센터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660㎡(200평) 규모 온실을 지었다. 온실엔 파파야·망고 등 친숙한 것부터 카람볼라(스타푸루트)·로즈애플·파인애플구아바·페이조아 등 생소한 종류까지 줄잡아 100여 품종의 아열대 유실수가 자라고 있다.

미라팜에서 재배되고 있는 다양한 아열대 유실수들.

■ 건강한 아열대 유실수 묘목 공급… 농촌융복합산업 도전

황 대표는 현재 아열대 유실수 22품종에 대한 묘목 생산 및 판매권을 국립종자원에 등록해 놓은 상태다. 제대로 된 열대과일 묘목을 보급하기 위해서다.
그는 “결실주를 얼마만큼 확보하느냐가 우량묘 공급의 핵심”이라면서 “바나나·파파야를 포함과 용과·스타푸르트 등 국내 재배 및 생산 가능성을 체크하는 것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황 대표는 최근 수확 체험장과 열대과일을 이용한 가공공장도 추진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2,640㎡(800평) 규모의 대지를 구입했다.
황 대표는“파파야 잎을 이용한 비누·차 등을 개발했다.”면서 “견학·생산·체험·가공이 어우러진 제대로 된 농촌융복합산업 농장으로 가꾸겠다.”고 말했다.

아열대 유실수의 묘목을 생산 보급하는 안성 미라팜 황상열 대표가 파파야 열매를 들어보이고 있다.
아열대 유실수의 묘목을 생산 보급하는 안성 미라팜 황상열 대표가 파파야 열매를 들어보이고 있다.

황상열 대표의 부인 우미라 씨가 직접 제작한 짚풀로 만든 인형이 전시돼 있다.황상열 대표의 부인 우미라 씨가 직접 제작한 짚풀로 만든 인형이 전시돼 있다.

미라팜 온실에는 파파야, 망고 등 100여 품종의 아열대 유실수 묘목이 재배되고 있다미라팜 온실에는 파파야, 망고 등 100여 품종의 아열대 유실수 묘목이 재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