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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6~7월 수확되는 수박을 2기작으로 7월 초에 정식해 10월 중순까지 수확하는 가을수박이 있다. 가을수박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용인 원삼면에 한정수 씨를 만나봤다.

글. 유건연 기자 / 농민신문 sower@nongmin.com

경기 용인 원삼면 일대에서 가을에 수박을 생산한다는 사실을 아는 이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원삼면은 너른 평야지대에 풍부한 일조량으로 수박 재배엔 천혜조건을 갖췄다. 이곳 일부농가는 20여 년 전부터 수박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원삼수박작목반을 결성하고 10여 농가가 규모 있게 생산한 것은 2007년부터다.

■ 1년 2기작으로 가을수박 생산 … 조수입 쏠쏠

경기도 용인 원삼면에서 가을수박을 재배하고 있는 한정수 씨.수박 2기작 재배로 가을수박을 생산하는 한정수 씨(54)는 버섯농사를 짓다 2009년부터 수박으로 작목을 바꿨다. 현재 14동 비닐하우스에서 1년에 두 번 수박모종을 정식한다. 초복을 겨냥해 4월초에 정식하고, 7월초에 2차 정식해 9월 말부터 10월 중순까지 수확한다. 일명 가을수박이다.
한 씨는 “천혜의 자연조건에 정성과 땀을 더해 평균 당도 12브릭스(Brix) 이상 수박을 생산하고 있다”면서 “함께 수박농사를 하는 작목반원 대부분이 수박농사 베테랑으로 자부심도 크다”고 말한다.
생산된 수박은 지역 로컬푸드 직매장이나 서울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 등으로 팔려 나간다. 당도가 높고 수박 특유 향이 좋아 없어서 못 팔 정도로 판매는 걱정하지 않는다.
한 씨는 “서울 등 대규모 소비지가 인접해 있는 지리적 이점도 원삼 수박이 이름을 떨칠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라고 귀띔했다.
한 씨는 벼농사도 꽤 규모 있게 짓고 있다. 6만6,115㎡(2만 평) 벼농사와 함께 농작업 대행도 함께 하는 그에게 수박은 든든한 두 번째 수입원이다.
한 씨는 2기작으로 수박을 생산한다. 여름수박은 모종 기준 3,500개, 가을수박은 1,500개 정도를 아주심는다. 모종 한 개당 수박 한통을 수확하니 연간 생산량은 5,000개 정도다.

■ 부부노동으로만 수박농사 가능

한 씨는 “두 번째 수확하는 가을수박 수취 값은 여름수박의 60% 정도이지만 그래도 조수입은 쏠쏠하다”라고 말한다.
한 씨가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바로 인건비 때문이다. 2기작으로 두 번 수확하면서도 추가로 인력을 고용하지 않고 부부노동 만으로도 농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 씨는 “아주심기할 때 작목반원들과 품앗이 하는 것 외에는 모두 아내와 둘이서 재배·수확이 가능하기 때문에 인건비를 크게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취재를 한 10월 14일에도 한 씨는 벼 수확 임작업으로 분주했다. 그의 수박도 거의 출하가 마무리되는 시점이었다. 두 작목 수확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었지만 부부노동으로 수월하게 일하고 있었다.
한 씨는 요즘 새로운 고민을 시작했다. 수박농사를 지속할 수 없을 것이란 걱정 때문이다. 원삼면 일대가 SK하이닉스 공장 개발지역으로 확정돼 수용을 앞두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한 씨의 벼 논 일부를 포함해 수박 하우스 절반이 수용된다.
한정수 씨는 “수박작목반 하우스 대부분이 수용대상에 포함됐다”면서 “대토 등을 생각하고 있지만 나이도 있고 해서 농사를 계속 지을지 고민 중에 있다”라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명품 수박의 명맥이 계속 이어지길 바라는 것은 지나친 욕심일까.

한정수 씨는 수박의 맛과 크기 등 품질을 높이기 위해 한 포기에 수박 한 개만을 키운다.한정수 씨는 수박의 맛과 크기 등 품질을 높이기 위해 한 포기에 수박 한 개만을 키운다.

수확을 앞두고 있는 한정수 씨 시설하우스의 수박.
수확을 앞두고 있는 한정수 씨 시설하우스의 수박.

용인 원삼수박작목반에서는 1개 또는 2개 박스포장으로 수박을 출하한다.용인 원삼수박작목반에서는 1개 또는 2개 박스포장으로 수박을 출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