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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팬데믹)된 가운데 WTO(세계무역기구) 체제의 자유무역이 위축되면서, 새로운 교역질서 재편은 물론 농업분야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런 측면에서 지난달 19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회’ 주최로 열린 ‘코로나19 이후 한국농정, 어떻게 해야 하나?’란 토론회는 농업계 안팎의 주목을 받았다. 토론회 내용을 간추렸다.

글. 문광운 편집국장 | 한국농어민신문 | moonkw@agrinet.co.kr

‘코로나19 이후 한국농정, 어떻게 해야 하나?’ 토론회는 코로나19로 중국을 비롯한 베트남, 러시아 등이 한 때 곡물 수출을 금지하면서 농산물 수입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 식량안보의 중요성을 일깨워준 것은 물론 외국인근로자 입국 중단으로 인한 농작업 인력 확보 비상에 따른 농업기술 스마트·디지털화 및 농산물 온라인 유통 가속화를 비롯한 농업 전반의 구조적 체질개선 필요성 등이 제시됐다.
주제발표로 나선 유영봉 제주대 교수는 “코로나19는 사람과 재화의 이동을 제한하는데 식량공급체계가 단절되고, 노동력이 움직이지 않고 있다.”며 “각국 동향을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는 재화의 이동제한 및 글로벌 푸드체인 붕괴에 대한 대응, 농업 노동력 이동제한에 따른 노동집약적 생산 위기에 대한 영향분석, 저소득 국가에서의 빈곤·식량수급·보건에 대한 우려, 농업 노동자 및 농산업 종사자의 보건위기에 대한 분석이다.

■ 식량안보 위해 국가기능 강화 필요

우선 식량 확보 위협에 대한 국가기능 강화의 경우 유영봉 교수는 “장기적으로 주요 쌀 수출국의 수출활동 제한과 항구 봉쇄 등이 지속되면 식량 확보 위험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국가의 위기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농업은 위기에 취약한데 코로나가 겹친 만큼 국가의 위기관리 능력과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연계한 안정적 공급체계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김호 단국대 교수도 “식량주권 강화와 식량자급률 목표치 설정의 법제화가 필요하다.”며 “100%는 아니더라도 기초농산물 자급률 목표치를 설정해 법제화할 것.”을 제안했다. 이를 위한 농지문제·기술문제 및 노동력 확보 등의 해결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박범수 농식품부 정책기획관은 “코로나19 이후 주요 국가들이 식량 등의 전략물자를 국내에서 더 많이 생산하고 비축할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도 밀·콩 등의 자급률 확보를 검토하면서 작부체계 변화를 포함한 공공비축품목 조정은 물론 적정 생산기반 유지도 과거 SOC 확대방식 대신 디지털기술의 농업분야 활용방안 연구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무진 전농 정책위원장은 “코로나19 이후 세계 자유무역 축소 경향이 두드러질 것.”이라며 “우리나라 식량주권 문제도 심각한데 2013~2015년 국내 식량자급률은 23.4%로 쌀(94.5%)을 제외하면 3.2%에 그친다.”고 경고했다.
이 위원장은 특히 “주식에 대한 자급률은 높여야 한다.”며 “정부가 식량을 전략물자로 인식하고 자급률 강화 노력을 기울일 것.”을 촉구했다.
김홍상 농촌경제연구원장도 “식량안보 위협 대응 방안으로 국내 농업생산기반 확대를 비롯한 주요 농산물 비축확대 및 남북 농업협력 추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농업기술 디지털화, 농산물 유통 온라인화 가속

다음은 농업기술 스마트·디지털화 및 농산물 온라인 유통 가속화다. 이는 코로나19로 비대면 활동이 불가피해지는데 따른 대응이다. 일종의 ‘언택트(Untact, 비대면)’ 활동 촉진으로 농업생산 분야의 빅데이터,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스마트화·디지털화다.
김호 단국대 교수는 “코로나19로 대안유통 체계 구축이 중요하다.”며 “생산자와 소비자의 관계 형성과 교류가 축적된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얼굴 있는 유통’”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로컬푸드 직매장 및 장터를 비롯한 학교급식을 포함한 공공급식, 농민장터, 꾸러미 사업, 소규모 지역생협의 도농공동체 직거래 등으로 기준가격 형성원칙과 물류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박범수 농식품부 정책기획관은 “스마트팜과 함께 노지 정밀농업이 강조되는데 올해 2개소에서 노지 정밀농업 시범사업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농산물 유통도 올해부터 산지공판장 거래를 온라인으로 바꾸는 시범사업을 시행 중인데 성과를 거둘 경우 내년에는 온라인 농산물 거래소로 발전시키는 것을 검토할 방침이다.
장철훈 농협경제지주 농업경제대표이사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온라인 중심 접촉이 확산되는 추세에서 농산물 지역 수급체계를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며 “온라인 거래는 벌크 판매가 불가능하고 소포장과 생산자 책임이 커지는데, 물류체계가 개선되지 않은 온라인 유통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정환 GS&J 이사장은 “자유로운 노동력 이동의 중단은 농업생산에도 타격이 크고, 고용문제가 심각해지는 만큼 노지농업의 스마트화와 데이터에 의한 정밀농업 구현”을 역설했다.

■ 농업구조 체질개선 불가피 전망

마지막으로 농업구조 전반의 체질개선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유영봉 교수는 “생산기반을 미래기반으로 바꾸려면 엄청난 돈이 소요된다.”며 “비대면 스마트 농업을 얘기하는데 현재 농지에서 무인화·자동화가 가능한지 여부를 비롯한 전체 농지를 전산화하고 정비하는 대규모 작업을 국가가 맡아야 한다.”고 밝혔다.
김호 교수는 “농업과 환경이 조화를 이루는 농촌정책을 펼쳐야 한다.”며 “투입재 중심의 친환경농업을 생태계의 물질순환 원리에 기초한 경종·축산 연계의 자원순환형 농업으로 전환할 것.”을 제안했다.
김홍상 농경연 원장은 “농촌 환경을 보전하고 에너지와 자원을 절약하는 방향으로 농업체계가 바뀌어야 한다.”며 “이를 위한 공익형 직불제 정착과 선택적 직불제 확대, 친환경농업 기반구축사업 확대, 스마트 축산, ICT 시범단지 조성사업” 등을 제시했다.
이정환 이사장은 “WTO 통제력이 약화돼 농정도 향후 농산물 통상정책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 관건”이라며 “농식품부와 산하 농정조직 개편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