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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식물을 단순한 관상용이 아닌 곁에 두고 즐기는 ‘반려식물’로 인식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특히 다육식물은 색상과 모양이 다채로우며 공기 정화 기능이 뛰어나고, 물을 자주 주지 않아도 되는 등 관리가 쉬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러한 다육식물의 가능성을 믿고 도전장을 내민 청년농부 원재천 씨를 만나본다.

글 강혜영 자유기고가

■ 꽃보다 다육이, 나는 다육식물 농부

최근 자신을 ‘다육이 집사’라고 소개하며 남다른 다육식물에 대한 애정을 자랑하는 이들이 크게 늘고 있다. 이러한 다육식물의 성장 가능성을 믿고 승부수를 띄운 젊은이가 있다. 경기도 고양시에서 다육식물 농장 ‘깔끔이농장’을 운영하는 원재천 씨(31)가 그 주인공이다. 일찍부터 아버지를 도와 농사일을 거들던 원 씨는 대학 진학을 앞둔 10대 후반, 아버지의 뒤를 이어 농사를 짓겠다고 선언했다. 그의 부친 원윤섭 씨(60)는 20여 년이 넘게 절화국화를 길러낸 선도 농업인이었다. 진로를 고민하던 그의 눈에 화훼시장은 인생을 걸어볼 만한 승부처로 판단됐다.
“일단 해오던 일이라 익숙했고, 농사도 잘만 지으면 성공할 수도 있겠다는 자신감이 있었어요.”
그렇게 농업으로 진로를 정한 원 씨는 한국농수산대학 화훼과에 진학해 공부를 마친 뒤 아버지와 함께 본격적인 화훼 농사에 뛰어들었다. 그것이 5년 전의 일이다. 호기롭게 시작했지만 생각만큼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절화국화는 가격의 등락이 심한 작물이에요. 가격이 좋을 때는 엄청 좋지만 떨어질 때는 끝이 보이질 않았죠. 특히 중국산이 쏟아져 들어올 때는 경영비도 건지기 힘들었어요. 그래서 아버지와 함께 작목 전환을 고민했는데, 그때 눈에 띈 것이 다육식물이었죠. 다육식물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안정적인데다, 기존 시설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그리고 작목 전환을 추진할 때 경기도농업기술원으로부터 받은 5,000만 원의 ‘청년농업인 영농 안정화 시범사업 자금’은 큰 힘이 됐다.

■ 주력품종 만들어 브랜드화 하는 게 꿈

경기도 고양시 외곽에 자리한 ‘깔끔이농장’은 3,960㎡(약 1,200평) 규모의 시설하우스에 80여 종이 넘는 다육식물 수십만 본이 자라고 있다. 이 농원은 원 씨가 젊음을 불사르는 영농 현장이다. 그는 이곳에서 한 해 15만 본이 넘는 다육식물을 길러내 시장에 내다팔며 부농의 꿈을 키우고 있다.
다육식물은 싼 것은 2,000원부터 거래되지만, 잘 키우면 3∼4년 뒤 목질화(木質化)로 분재나무처럼 성장하기 때문에 수십만 원대까지 가격이 뛰기도 한다. 이에 더해 희귀 품종이나 예쁜 돌연변이종이 나오면 수백만 원을 호가한다.
원 씨가 새로운 품종 개발에 몰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어렵게 다육식물 시장에 뛰어든 만큼 아버지를 뛰어넘어 자신만의 농장을 가꾸고 싶다는 것. 이를 위해 원 씨는 앞으로 다육식물 품목을 다양화해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넓히는 데 힘을 쏟을 생각이다. 더불어 자신만의 주력 품종을 만들어 브랜드화 하는 것도 이뤄야 할 목표다.
“가끔 저희 농장을 찾는 분들이 대표 품종이 뭐냐고 물어볼 때가 있어요. 그럴 때마다 저는 없다고 말합니다. 지금 개발 중이거든요. 사람들은 깔끔이농장을 보며 어린 나이에 3년을 투자해 이 정도 이룬 것도 대단하다고 말하지만, 전 아직 본궤도에 오르려면 멀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저희 농장만의 품종을 만들어 소비자 트렌드를 선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겁니다. 그래서 아버지가 절화국화로 일가를 이뤘듯, 저도 다육식물로 아버지의 명성을 잇는 게 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