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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생물종은 약 200만 종이 기록돼 있는데, 그 가운데 척추동물은 5퍼센트 이하이고, 곤충이 약 70퍼센트를 차지한다. 그만큼 곤충자원은 무궁무진하지만 아직 그 활용 범위가 넓지 않은 미개척 분야이다.

글 편집부

■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곤충의 세계

최근 기후변화와 식량 위기 등이 언론을 통해 뜨거운 감자로 다뤄지며 곤충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체 식량과 환경정화 등의 측면에서 곤충의 활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야생식물의 80퍼센트는 꽃가루받이를 곤충에게 의지하고, 새의 60퍼센트는 곤충이 주 먹이다. 이밖에도 곤충을 먹이로 살아가는 생물은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다양하고, 죽은 생물이나 음식 쓰레기 등의 분해를 돕는 곤충도 수없이 많다.
이렇게 곤충이 인류에게 주는 유익한 요소를 더욱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대량사육으로 키우는 곤충을 ‘산업곤충’이라 부르는데, 이를 활용한 산업이 바로 ‘곤충산업’이다. 현재 우리나라 산업곤충은 농업 경영 시 문제가 되는 해충의 밀도를 저하시키는 ‘천적자원’, 야생 또는 재배하는 작물이 결실을 맺게 하는 ‘화분매개자원’, 환경을 정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환경정화자원’, 대체 식량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식용자원’ 등으로 분류된다. 이밖에 ‘약용자원, 물질이용자원, 환경지표자원, 문화자원’ 등도 있다.
세계 곤충시장은 2019년 기준 약 1조 원에서 약 2조 4,000억 원에 이른다. 유럽과 북미 등지에서는 곤충 유래 단백질 생산기업에 대규모 자본을 투자해 생산 시설의 대형화와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곤충산업을 미래 농업 분야 먹거리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곤충산업에 대한 활용 영역 확대와 미래 성장 가능성에 대한 검토를 통해 정책적인 지원 및 인식 개선에 대한 노력이 필요하다. 더불어 곤충 분야의 중장기적인 육성 계획을 수립하고, 인간생활에 이용되는 유용곤충의 산업화를 위한 신규자원 개발 및 자원화를 위한 연구·개발 체계도 구축해야 한다.

■ 우리나라 곤충산업의 현주소

현재 우리나라는 곤충산업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11년부터 제1, 2차 곤충산업 육성종합계획을 추진해 산업기반 구축, 유통활성화 및 연구개발을 지원해 식용 가능한 곤충의 범위를 9종으로 늘렸고, 곤충을 축산업 대상으로 규정해 각종 지원정책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곤충산업 참여 농가 및 업체는 2015년 908개소 대비 2020년 2,873개소로 316% 확대되었으며, 우리나라 곤충 판매액은 2015년 162억 원에서 2020년 414억 원으로 256% 증가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초, 곤충산업을 대체 단백 소재와 더불어 첨단 생명 소재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부가가치 제고, 산업기반시설 구축, 지원기반 강화’라는 3대 분야를 마련해 「제3차 곤충·양잠산업 육성 종합계획」 을 수립했다. 이를 통해 미래 식량·환경 문제 해결을 위한 친환경적이고, 고함량의 곤충 단백 소재 개발과 곤충의 기능성, 유효성분을 발굴해 건강기능식품 등도 개발할 계획이다.

■ 곤충을 미래 식량으로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류의 생존, 특히 식량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곤충은 중요하다. 곤충은 국제식량농업기구(FAO)가 인정한 미래 인류를 식량 위기에서 구원할 유력한 후보 중 하나다. 전문가들은 2060년 중반이면 세계 인구가 100억 명이 넘게 되는데, 그 모든 사람을 먹이려면 현재보다 식량 생산을 곱절은 늘려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지구온난화 등의 기후변화로 매년 농토는 줄고 있으며, 농업 생산성 역시 떨어지고 있다. 올해 4월 학술지 <네이처 클라이밋 체인지>(Nature Climate Change)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1960년대 이후 기후변화로 인해 글로벌 농업 생산성이 2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곤충이 식량으로 사용된다는 사실은 새롭지 않다. 이미 유럽·미국·멕시코·태국 등의 국가에서는 식용곤충이 상용화되었으며, 중국은 약 3,000년이 넘는 역사 동안 곤충을 식용하고 있다. 곤충이 식량 위기를 해결할 대안으로 다뤄지는 이유는 적은 공간과 시간으로 단백질을 포함한 많은 양의 영양분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식량으로서의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이 다른 생물에 비해 현저히 적은 친환경적인 식량이다.
실제로 쇠고기 1kg을 생산하는 동안 소는 이산화탄소와 메탄 같은 온실가스를 3,000g을 배출하는데 반해 밀웜은 7.6g만 배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생산에 필요한 조건도 쇠고기 1kg을 생산하려면 적어도 1.5평의 공간이 필요하고, 8kg에 달하는 사료가 필요한 데 반해 식용 귀뚜라미는 같은 양을 생산하기 위해서 훨씬 적은 공간과 2kg의 사료만 필요하기 때문에 약 75%의 자원을 절약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정서곤충 분야에서는 소리곤충을 이용한 체험학습프로그램을 적용한 결과 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높아졌으며, 노인 우울증, 인지능역 개선 등 개인의 정신과 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밝혀냈다. 환경정화 분야 등에서도 활용 가능성은 매우 크다. 밀웜은 소화기관에 스티로폼을 분해하는 세균이 살고 있어서 농작물 재배가 가능한 배설물로 바꿀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티로품 분해에 사용된 밀웜은 동물 사료로 다시 활용할 수도 있다. 제3차 곤충·양잠산업 육성 종합계획에서는 음식물 폐기물 자원화 시설을 습식 사료 공급 시설로 활용해 사료용 곤충을 사육하고 수매·판매할 수 있도록 곤충산업 거점단지를 구축할 예정이다.

■ 곤충산업의 메카, 경기도의 곤충산업 현황

경기곤충자원산업화지원센터의 곤충 연구는 크게 유용곤충 산업화와 주요 해충 방제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경기도는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 니즈 증가에 맞춰 2017년 경기도농업기술원에 지역곤충자원산업화지원센터를 설립했다. 정식 출범한 이래 천적곤충의 연구가 가속화되면서 흰가루병 방제용 노랑무당벌레, 진딧물 방제용 긴날개쐐기노린재, 벗초파리 방제용 벗초파리기생벌 등 토착 천적곤충의 대량 사육과 현장 적용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와 함께 해충 방제 연구도 최근 골칫거리인 살충제 저항성의 정확한 진단·관리 플랫폼 개발을 포함해 식물 성분을 이용한 유기농업자재 개발, 페로몬과 LED를 이용한 곤충 제어기술 등 친환경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이밖에도 경기도농업기술원은 천적곤충의 차세대 소비자인 청소년의 인식제고를 위해 다양한 체험학습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천적곤충 전문 농업인도 육성해 나갈 예정이다. 더불어 해충 방제 분야는 도심지 문제 해충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무인 예찰 및 방제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