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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대대리 무량골에 위치한 ‘농부와 책방’은 텃밭 체험을 할 수 있는 작은 책방이다.
일반 가정집을 개조한 독특한 서가와 책방을 둘러싸고 있는 텃밭이라는 사전 정보가 머릿속에서 교차하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만든다. 그리고 ‘농부와 책방’에 당도하는 순간, 상상은 그 이상의 즐거움과 힐링을 선사한다.

글 최창임 기자

■ 농부의 땀방울이 더해진 동네 책방

“사계절의 자연과 농부의 땀방울이 더해진 작은 텃밭과 동네서점을 운영 중입니다. ‘책’을 좋아하고 ‘책을 읽는 공간’을 좋아하시는 분들을 환영합니다.”
‘농부와 책방’ 블로그(m.blog.naver.com/iskbible) 첫 화면에 책방지기 김연우 씨가 남긴 소개글이다. 흔히들 서점이나 도서관이라고 하면 도심에 위치한 건물을 떠올린다.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는 동네서점도 상권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게 대부분. 하지만 ‘농부와 책방’은 상식을 뒤엎는다. 이곳 둘레를 채운 풍경은 정겨운 마을과 이웃집, 맛있는 과일이 주렁주렁 열린 뒤뜰의 과일나무, 사시사철 싱싱한 푸성귀가 가득한 텃밭이다.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을 조화롭게 연결하는 매개체가 바로 농부와 책방이다.
책방지기 김연우 씨는 자신의 살림 공간을 개방해 책을, 책 읽는 공간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농부와 책방’을 만들었다. 어떻게 이런 책방을 생각하게 된 걸까?
때는 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코로나19 여파로 공공도서관과 카페 등의 이용이 제한되자 집이 아니고서야 마음껏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마땅치 않았다. 그러한 상황에서 김 씨는 마을 주민들이 자유롭게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을 품었다. 그렇게 지난해 5월, 자신이 사는 가정집을 서점 겸 독서 공간으로 개조한 책방이 탄생했다. 텃밭을 가꾸는 농부 남편도 책방 운영에 적극 찬성했기에 책방 이름은 ‘농부와 책방’이 됐다.

■ 누구에게나 즐거움을 주는 책방 마실

흔히들 서점이나 도서관이라고 하면 ‘책을 좋아하는 이들만 가는 곳이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농부와 책방은 모두를 위한 문화공간이다. 어떤 날은 마을 주민들이 모여 쉼을 즐기며 담소를 나누는 사랑방이 되고, 다른 날은 집에서 책을 읽듯 편안한 마음으로 온종일 책 속에 파묻힐 수 있는 공간이 된다. 대문에서 책방까지 이어지는 작은 정원은 아이들의 놀이터이자 철마다 옷을 갈아입고, 열매 맺는 식물들을 가까이서 보고 만질 수 있는 체험공간도 된다. 직접 채소를 수확해 가져갈 수도 있으니 수확의 즐거움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다.
김 씨는 농부와 책방을 찾는 모든 이가 좀 더 편안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곳곳을 정성으로 채웠다. 매달 ‘책방지기의 추천 도서’를 통해 새로운 책을 추천해주고, 서가 곳곳에 자신이 좋아하는 시의 한 구절을 적은 메모지를 붙여 두었다. 또한 아기자기한 책 관련 굿즈(기념품)도 진열해 방문객에게 소소한 재미를 주기도 한다. 텃밭에서 키운 과일이나 간단한 간식과 함께 내놓는 다과도 이곳을 찾는 이들에겐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책도 읽고 자연 속에서 힐링할 수 있는 특별한 체험을 찾는다면 지금 발길을 용인시 무량골로 발길을 돌려보자. 그곳에 ‘농부와 책방’이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