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zine_202110_02_theme

초록색의 삼각주 선인장 위에 각양각색의 비모란 선인장이 앉아 있는 접목선인장. 꽃처럼 예쁘고 색상이 선명하며 기르기도 쉬워 국내외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우리나라는 어떻게 접목선인장 대표 재배국이 될 수 있었을까? 우리나라 접목선인장의 매력은 무엇일까?

글 편집부

■ 수출 효자 품목, 접목선인장

다육식물이란 식물체의 줄기나 잎이 수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유조직, 즉 저수조직이 발달해 두꺼운 육질을 이루고 있는 식물을 말한다. 즉 오랫동안 비가 오지 않거나 물을 주지 않아도 잎이나 줄기에 물을 저장해 생존할 수 있는 적응력을 가진 식물이다. 다육식물은 식물분류학상 약 1만 종 이상이 분포하며, 그 안에 선인장과, 백합과, 돌나물과 등 50여 개과 이상의 식물이 있다. 줄기에 물을 저장하는 선인장은 대표적인 다육식물이다. 하지만 선인장은 잎이 변화해 가시와 가시자리가 생겨났고, 다육식물은 줄기가 변화되거나 표피조직이 돌출해 가시의 형태로 나타났다는 차이가 있다.
최근 화훼 시장은 선인장과 다육식물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부담 없는 가격으로 누구나 쉽게 구입할 수 있고, 다른 식물에 비해 관리가 쉬워 바쁜 현대인이 반려식물로 키우기에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다.
선인장·다육식물은 국내 시장에서의 소비뿐 아니라 수출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가 생산하는 접목선인장은 국외 시장에서 인기가 높아 세계 시장 점유율이 70%에 다다른다. 접목선인장의 수출은 1990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는데, 2000년대부터는 순수 국산 품종을 수출하고 있다. 특히 지난 10년간은 순수 국산 품종을 세계 화훼 산업의 메카로 불리는 네덜란드를 비롯해 20여 개 국가에 지속적으로 수출하고 있으며, 최근 30여 년간 수출 누적 수출액은 2019년 기준 약 8,000만 달러이다. 2020년 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으로 화훼 시장이 급격하게 얼어붙은 상황에서도 접목선인장은 432만 달러의 수출액을 올렸다.

■ 우리나라, 유일한 접목선인장 품종 개발국

접목선인장이란 뿌리와 광합성 역할을 하는 삼각주 선인장 위에 꽃 역할을 하는 동그란 모양의 비모란 선인장을 접붙여 만든 품종이다. 비모란 선인장은 둥근 형태에 초록색이 없이 빨간색, 주황색 등 다양한 색상을 가지고 있다. 몸체 주위에 다음 세대 번식을 위해 필요한 자구(새순)가 많이 나오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스스로 광합성을 할 수 없어 반드시 몸통 역할을 하는 삼각주 선인장과 접목해야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우리나라 접목선인장은 색상이 다양하고 화려할 뿐 아니라 또렷한 색이 오래 지속돼 실내 관상용으로 인기가 높다. 때문에 작은 화분 상품이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현재는 우리나라 대표 수출 효자 품목이 되었지만, 사실 접목선인장은 1950~1970년대엔 일본에서 주로 생산하는 품목이었다. 하지만 인건비 등의 문제로 연구와 생산이 중단된 상태다. 반면 우리나라는 농촌진흥청이 1980년대 말부터 품종 연구를 시작했으며, 현재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접목선인장 품종을 개발하는 국가가 되었다. 농촌진흥청은 2019년까지 총 121품종을 개발해 국내 농가에 보급했는데, 이는 국외 시장을 목표로 한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이 만들어낸 성과이다.

■ 선인장·다육식물의 메카, 경기도

열흘 동안 붉은 꽃은 없다고 하지만 세계로 뻗어나가는 경기도의 접목선인장은 인기가 시들 겨를이 없다. 사시사철 영롱한 빛을 뽐내는 접목선인장이 경기도 곳곳에서 생명력을 키워 세계 시장으로 뻗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우리나라 일반 선인장 재배 면적의 81%가, 접목선인장 재배 면적의 약 51%가 경기도에 집중되어 있다.
이렇듯 경기도가 선인장의 메카로 떠오를 수 있었던 데는 경기도농업기술원 선인장다육식물연구소의 힘이 컸다. 특히 접목선인장은 국내에 들어온 이래 농촌진흥청이 원예연구소를 중심으로 품종을 개발해 오다가 1995년 경기도농업기술원 선인장다육식물연구소가 개소하면서 체계적인 종자 개발이 이뤄졌다. 선인장다육식물연구소는 개소 후 구색이 선명하고 조직이 단단하며 생산성이 우수한 비모란 신품종 육성을 목표로 국내외 유전자원을 수집해 특성을 조사하고, 우수한 계통을 선발해 교배육종을 시작했다. 그 결과 1998년 적색계 비모란 ‘아침 1, 2, 3호’와 황색계 비모란 ‘만추 1호’를 최초로 개발해 직무육성 품종으로 등록하였고, 이듬해부터 재배농가에 보급했다. 이후 1999년에는 흑색계 비모란 ‘흑진주 1호’와 복색계 ‘무지개 1호’를 개발하면서 다양한 구색의 비모란 신품종을 갖추게 되었다.
선인장다육식물연구소는 지금까지 수출용 선인장을 비롯해 게발선인장, 레브티아, 에케베리아, 세덤, 꽃기린, 칼랑코에 등 국산 신품종을 개발해 보급했는데, 1998년부터 2019년까지 132품종을 육성했고, 158만주를 보급했다. 코로나19가 유행했던 2020년에도 7품종을 육성하고 25만주를 보급했다.

■ 경기도농업기술원, 선인장·다육식물 품종 개발과 기술 보급에 힘쓰다

선인장다육식물연구소는 품종 개발뿐만 아니라 고품질 상품을 생산하기 위해 번식효율 증대 방법, 개화 조절, 개화 품질 향상 및 분화 수명 연장 기술 등도 개발해 농가에 보급했다. 또한 농업인 현장 기술 지원을 위해 선인장·다육식물 재배농가 및 단체를 대상으로 교육 및 농가 현장 컨설팅을 실시하는 등 개발 기술을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또한 수출 시 해외시장에 적합한 규격을 매뉴얼화 함으로써 재배 실패의 위험도를 상당히 낮췄다. 접목선인장이 수출 전략 작목이 될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는 오랜 수출길도 거뜬히 버틸 만큼 강인한 생명력을 지녔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경기도농업기술원은 선인장·다육식물의 시장 확대를 위해 매년 선인장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있다. 17회째를 맞이하는 올해 선인장페스티벌은 10월 20일부터 24일까지 서울 코엑스 동문 1층 로비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밖에도 선인장·다육식물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국내외 전시에 참가해 우리나라 선인장·다육식물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있다.
경기도농업기술원 선인장다육식물연구소는 앞으로도 신품종 개발에 주력하고, 농가 맞춤형 지원과 판로 확대를 위한 홍보활동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