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쫄깃한 식감과 담백한 맛이 일품인 새송이버섯은 비교적 가격이 저렴하고 다양한 요리와 잘 어울려 우리 식탁에서 흔히 만나는 식재료다. 하지만 새송이버섯이라고 다 같은 맛이 난다는 생각은 금물.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에는 특별한 방법으로 새송이버섯을 키우는 농부가 있다. 성무농장 지재진 대표가 그 주인공. 식도락 사이에서도 입소문이 난 새송이버섯을 만나본다.

글 최명진 기자

■ 클래식음악이 흘러나오는 수상한 버섯농장!

어느덧 다가온 가을빛으로 조금씩 물들기 시작한 뒷산을 병풍 삼아 호젓이 앉아 있는 버섯농장. 가을 안개가 운치를 더하는 이곳의 아침을 깨우는 건 시끄러운 농기계 소리가 아닌 클래식 음악이다. ‘버섯농장에 웬 클래식 음악?’이라고 생각할 때쯤 농장지기 지재진 대표가 사람 좋은 얼굴로 마중한다.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에 위치한 ‘성무농장’은 새송이버섯 재배농가다. 현재 231㎡(약 70여 평)의 버섯재배사를 운영하고 있다. 지 대표의 안내를 받아 버섯재배사의 문을 여니 은은하게 들려오던 클래식 음악의 발원지가 바로 이곳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현재 성무농장에서 키우는 새송이버섯은 30일 정도의 배양 기간을 끝내고 이곳 재배사로 들어왔다. 새송이버섯 배지가 재배사에 들어와 자리를 잡는 것을 입상이라고 하는데, 지 대표는 새송이버섯이 잘 자랄 수 있도록 습도와 온도 등 생육환경을 맞춰주면서, 클래식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 클래식 음악을 듣고 자라기 때문일까? 이곳에서 나는 버섯은 유난히 싱싱하고 맛있다고 소문이 자자하다.
“버섯도 스트레스를 받으면 표면이 매끄럽게 자라지 못할뿐더러 수확량도 적습니다. 우리 농장에서는 새송이버섯이 스트레스 없이 잘 자랄 수 있도록 습도와 온도 조절, 환기에 특별히 신경 쓰고 있죠. 또 매일 클래식 음악을 재배사에 틀어 놓는데, 이것이 성무농장 새송이버섯만의 맛을 만들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음악이 식물의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이를 실천하는 농부가 몇이나 될까? 선천적인 바지런함으로 농작물을 가꾸고, 성장에 좋은 음악을 매일 들려주는 농부의 세심함. 지 대표는 실제로 클래식 음악을 재배사에 틀고 나서부터 버섯의 상품성도 좋아지고 수확량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 새송이버섯과 함께 로컬푸드를 이끌다

새송이버섯을 살뜰히 챙기는 모습은 영락없는 베테랑 농부지만, 사실 지 대표는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다 고향인 퇴촌면으로 돌아와 농사짓기 시작한 귀농인이다. 그는 지난 2003년 직장생활을 접고 퇴촌면으로 귀농했다. 복잡하고 각박한 도시 생활을 접고, 고향에서 농사를 짓고 싶다는 생각이 그를 잠식했을 때쯤 우연히 창업박람회를 통해 버섯 재배를 접하게 되었다. 한 번 접한 버섯의 매력은 지 대표를 강하게 이끌었다.
“처음 버섯 농사를 시작했을 때는 의욕은 앞서는데 전문 지식이 없었어요. 2년 정도는 정말 고생을 많이 했어요.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농사짓다 보니 어느새 노하우가 쌓이더군요. 특히 광주시농업기술센터에서 받은 강소농 교육은 농사 초보자인 제게 큰 힘이 되었습니다.”
현재 성무농장에서 생산되는 새송이버섯은 직거래 판매와 지역 로컬푸드 매장으로 출하되고 있는데 판매량이 많지는 않아도 꾸준하게 나가고 있다. 그중에는 성무농장의 새송이버섯 맛에 반해 단골이 된 이들도 무척 많다.
“성무농장은 새송이버섯을 크게 키우기 보다는 식감과 맛을 생각해서 버섯이 좀 작아도 적당한 크기로 키워 출하해 꾸준히 찾아주시는 것 같아요. 최근엔 모듬버섯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어 다른 버섯 재배 농가와 함께 모듬버섯 꾸러미를 만들어 판매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 대표는 올해부터는 새송이버섯 외에도 열매마, 차요태, 여름두릅 등의 특수 작물과 안토시아닌이 풍부한 블랙커런트와 가시 없는 엄나무(개두릅) 등을 심어 지역 로컬푸드에 꾸러미로 출하할 계획이다. 그리고 새송이버섯의 영양분을 그대로 가지고 있지만 크기가 작아 상품가치가 떨어지는 미니 새송이버섯을 발효액으로 만들어 판매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새송이버섯으로 만든 발효액은 항산화 활성이 우수하다고 합니다. 숙성기간을 거친 새송이버섯 발효액은 영양뿐 아니라 겉절이·샐러드 등의 다양한 요리에 잘 어울려 도전해 보려 합니다.”
특유의 바지런함과 세심함으로 새송이버섯을 키우면서도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않는 지 대표 그가 그리는 로컬푸드의 꿈이 하루 빨리 이루어지길 응원한다.

[성무농장]

생산 품목: 새송이버섯, 마른새송이버섯, 새송이버섯분말 등
위치: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정영로 925
문의: 031-768-9564 / 010-6238-8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