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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의 원산지는 한반도다. 하지만 최근 우리나라 콩 자급률은 25%로 매우 낮은 실정이다. 이에 경기도는 2005년부터 콩 원산지로서 자존심을 지키고, 세계인이 모두 즐길 수 있는 우수한 품종 개발에 힘쓰고 있다. 최고의 품질과 맛을 선사하는 경기도 육성 콩에 대해 알아본다.

글 편집부 참고자료 <교실밖 인문학 콘서트 2>(백상경제연구원 저, 스마트북스 펴냄)

■ 우리가 잘 모르고 있던 콩의 역사!

콩은 우리 민족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작물이다. 원산지가 고구려 영토에 해당하는 만주 지역과 한반도 지역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야생으로 자라던 콩을 농경이 시작된 신석기시대부터 두만강 인근 지역과 한반도에서 재배한 것으로 추정한다. 북한의 회령 오동 고조선 유적지에서는 기원전 1300년경의 청동기 유물과 함께 콩, 팥, 기장이 나오기도 했다.
콩의 원산지가 한반도임을 뒷받침하는 실증적인 조사도 있다. 미국은 1920년대 세계 식량종자 확보를 위해 세계 각지의 야생작물을 채취했는데, 한반도에 머문 3개월 동안 무려 3,379종의 야생 콩을 채취했다. 이후에도 1947년까지 총 1만 개의 콩에 대한 유전자형을 추가로 수집했는데, 이는 동아시아에서 수집한 콩 종자의 74%에 달한다. 식물의 원산지를 추정할 때 변이종의 다양성이 그 기준이 되는데, 한반도에서 가장 많은 콩의 변이종이 발견된 것이다.
고조선의 콩이 제나라를 통해 중국으로 전해졌다는 기록도 있다. 사마천이 쓴 <사기(史記)>에는 “제는 북으로 산융을 정벌하고 고죽국 지역까지 갔다가 융숙(戎菽)을 얻어 돌아왔다”는 기록이 남아 있는데, 여기에서 말하는 ‘융숙’이 바로 콩(대두)이다. 기원전 623년의 일이다.

■ 경기 콩, 입소문에는 다 이유가 있다

우리나라는 196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국내 콩 자급률이 100%에 달했다. 콩이 주로 생산되던 두만강(豆滿江)의 이름은 ‘콩을 가득 실어 나르는 강’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하지만 1965년 이후 급격한 농경지 감소로 현재는 25%까지 낮아졌다. 경기도는 우리나라 대표 콩 재배지로서 콩 자급률을 높이고, 고품질의 콩을 생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최고 품질의 콩 생산지는 파주를 비롯한 포천, 연천, 양주 등 경기북부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뒷받침해주는 근거가 있는데, 경기도농업기술원 소득자원연구소가 진행한 ‘콩 생육기간의 기상환경과 콩 수량 및 품질과 관계’를 분석한 연구다. 분석 결과 콩의 품질은 콩알이 커지는 시기의 평균기온과 일교차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때의 평균기온이 약 21~22℃, 일교차 약 10~11℃일 때 콩의 품질이 가장 우수했다. 경기도 지역은 남부지역과 비교했을 때, 평균일교차가 1℃ 이상 크기 때문에 최고 품질의 콩을 육성하기에 좋은 지리적인 이점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지역에서 생산된 콩은 생육기간 동안 기능성 성분이 증가했다. 경기도 콩의 주요 성분을 분석한 결과, 다른 지역에서 생산된 콩보다 단백질 함량은 1.6~2.8%, 두부 수율은 3~13% 높았다. 또한 성인병 예방과 갱년기 장애를 극복하는 이소플라본(Isoflavone) 함량도 345mg/kg로 높게 나타났다.
콩은 다른 작물에게도 도움을 준다. 콩은 뿌리에 서식하는 뿌리혹박테리아가 자체적으로 질소화합물을 합성하기 때문에 비료를 주지 않아도 잘 자라고, 함께 심은 작물에도 전달되어 생육에 도움이 준다.

■ 우리 콩 개발의 산실, 경기도농업기술원

경기도농업기술원 소득자원연구소는 지난 2005년부터 콩 신품종 육종을 시작해 현재까지 장류용 콩 품종으로 만풍콩, 연풍콩, 기풍콩, 강풍콩, 장아콩 5품종을 개발했으며, 두유용으로는 녹색콩인 녹풍콩을 개발해 농가에 보급하고 있다.
만풍콩은 이모작에 적합한 품종이다. 대원콩과 비교해 수량은 14% 가량이 많고, 성숙기는 일주일 정도 빠르다. 이 밖에도 담백질 함량이 높아 두부수율이 우수하고, 이소플라본 함량도 높다. 다만 도복에 약한 편으로 적심재배하고, 수확이 늦으면 탈립 우려가 있어 적기에 수확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풍콩은 국내 최고의 다수확 품종이다. 생육 후기에도 잘 쓰러지지 않아 순지르기가 필요 없어 노동력을 절감해준다. 또한 성숙기가 빨라 동계작물과의 이모작에 적합하며, 콩알이 굵어 장류 가공성이 우수하다. 하지만 개화기에 비가 잦을 경우 습해와 콩껍질이 갈라질 위험이 있기 때문에 배수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강풍콩은 병해와 습해에 강하고 콩이 달리는 높이가 높아 기계화가 쉽다. 두부가공용으로도 좋아 지속적으로 보급이 확대되고 있다. 콩이 달리는 비율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서는 밀식재배를 피하고, 적정 재식밀도가 확보되도록 재배하는 것이 중요하다.
녹풍콩은 이소플라본, 당, 비타민 E가 높은 기능성 두유용 품종으로 두유 가공업체에서 선호도가 높다. 하지만 다른 개발 품종에 비해 잘 쓰러지는 특성이 있어 파종 후 잎이 5~7개 정도 나는 시기에 순지르기를 해야 한다.

■ 고품질 콩 생산 위한 재배 기술 보급에 앞장서다

경기도농업기술원은 품종 개발뿐 아니라 고품질 콩을 생산하기 위한 재배 기술 보급에도 앞장서고 있다. 먼저 고품질 콩을 다수확하려면 지역에 맞는 품종을 골라, 적절한 시기에 파종해야 한다.
경기 지역 콩 파종 시기는 기온이 20~25℃일 때가 적당한데, 단작일 때는 5월 하순부터 6월 중순경, 이모작일 때는 6월 하순경에 하는 것이 좋다. 또한 장마철에 습해를 받지 않도록 배수로를 설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파종 이후에는 밭에 물을 대주는 관수를 해주어야 하며, 관수가 어려운 밭은 비가 오기 전 파종을 해야 안전하다.
잡초는 콩 수량을 감소시키므로 잡초 방제에도 신경 써야 한다. 콩 파종 후 2~3일 내에 제초제를 살포하면 효과적인 잡초방제가 가능하다. 또한 파종 후 30~40일 경에는 작물 사이의 토양을 가볍게 긁어주는 ‘중경’ 작업과 밭이랑 사이의 흙을 작물 포기 밑에 모아주는 ‘배토’ 작업을 통해 잡초가 자라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파종만큼 수확 시기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시기가 늦어지면 꼬투리가 벌어져 콩들이 탈립되기 때문이다. 콩 수확은 콩잎이 누렇게 변해 모두 떨어지고, 꼬투리의 80% 이상이 담황색이나 담갈색으로 바뀐 뒤 7~14일 정도 뒤에 하는 것이 좋다. 이때 적당한 콩알의 수분 함량은 20% 이내다.

경기도농업기술원은 국산 콩의 자급률과 경쟁력 향상을 위해 앞으로도 고기능성, 다수확 콩 신품종 개발과 올바른 재배법 보급에 앞장 설 계획이다. 특히, 기후변화로 인한 고온, 한발 및 집중강우 환경에서도 안전하게 재배할 수 있는 기상재해 저항성 품종 육성과 콩 재배 시 노동력 절감을 위한 내탈립 및 기계수확에 적합한 품종 육성에 집중적인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