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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25일, 경기도 용인시 우서문화재단 대강당에서는 제6회 우서문화상 시상식이 열렸다. 이날 수상자 중에는 경기도 화성시 우정읍에서 한우를 키우는 청년 축산 경영인 이우재 씨(38)가 있었다. 축산인들 사이에서 ‘성공한 축산 경영인’으로 입소문 자자한 그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글 백연선 자유기고가

■ 소들에 대한 애정으로 ‘반(半) 수의사’가 되다

“상을 받는 순간 지난 시절이 주마등처럼 스쳐갔어요. 농축산업에 젊음을 바친 모든 청년농업인을 대신해 큰상을 받은 만큼 앞으로도 농축산업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우서문화상 시상식이 열리던 날 이우재 씨는 설렘을 감출 수 없었다. 소들만 돌보며 살아온 지난 15년간의 세월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에서다. 우서문화상은 향토문화발전을 선도·육성하는 우서문화재단에서 경기도 내 지역사회발전에 기여한 주인공들에게 포상·지원하는 상이다. 우서 오성신 선생의 농촌사랑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2016년 제정됐다.
이 씨가 부친 이병석 씨(68)의 대를 이어 축산업에 뛰어든 건 2007년의 일이다. 한국농수산대를 졸업하고, 아버지로부터 50마리의 한우를 물려받아 축산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소를 키우는 일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소를 내다 팔지 않는 이상 수입원이 없으니, 우사를 지으며 빌린 경영자금과 사료 값이 빚더미로 쌓이게 되었다. 이 씨는 상황이 어려울수록 마음이라도 좇기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에 특별한 일이 없더라도 하루 종일 축사에서 살며 깨끗이 청소하고 소들을 살뜰히 챙겼다. 그러다 보니 소의 눈빛만 봐도 뭘 원하는지 훤히 알 수 있을 정도로 ‘반(半) 수의사’가 됐다.

■ 아무리 바빠도 농장일에 허투루는 없다

이런 노력은 경영성과로 이어졌다. 축산을 시작한 지 15년 차에 접어드는 현재 2만 4,420㎡(7,400평)의 대지에 6,600㎡(2,000평) 규모의 축사를 짓고, 400여 마리의 한우를 키우고 있는 것. 이렇게 기른 한우를 수원화성오산축협에 1년에 100마리 이상씩 출하하고 있다. 짧은 시간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그를 두고 축산인들은 ‘성공한 축산경영인’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이 씨는 자신의 성공에 우쭐하지 않았고, 더 많은 이들과 성공의 기쁨을 나누기 위해 노력했다. 4-H 활동에 힘을 쏟아 화성시 4-H연합회, 경기도 4-H연합회 회장, 한국 4-H연합회 감사 등을 역임하며 영농정보 교환, 영농교육 강화 등을 통해 청년농업인의 발전을 견인해왔다.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올해 우서문화상을 수상하게 된 이 씨는 상금의 일부인 200만원을 4-H후원회에 성금으로 기탁하기도 했다.
농장일뿐 아니라 대외 활동이 적지 않은 만큼 하루를 쪼개가며 생활해야 하지만 이 씨는 소들에게 먹일 사료를 챙기고, 건강을 체크하는 일에 조금의 빈틈이 없다.
“농장주가 관리하는 농장과 그렇지 않은 농장은 확실히 차이가 나요. 그걸 알기에 아무리 바빠도 농장일을 허투루 할 수 없어요. 처음엔 농장일에 너무 얽매이는 것 같아 후회도 했지만 지금은 농장에 있을 때가 가장 마음이 편한 걸 보면 천직이 아닌가 싶습니다.”

■ 축산으로 이룬 성공, 지역 농업인들과 나누고파

한우 50마리로 시작해 경기도 내 손꼽히는 성공한 축산 경영인이 된 이 씨. 그는 도전의 시간을 걸어온 만큼 결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더 큰 꿈을 꾸고 있다. 같이 잘사는 농촌을 만들기 위해 지역 내 다른 청년농업인들과 힘을 합쳐 축산과 영농을 함께하는 체험형 농장을 만드는 것. 이를 위해 지난 1월 ‘다옴영농조합법인’을 만들어 꿈을 향해 한 발자국씩 앞으로 나가고 있다.
“혼자라면 어렵겠지만 축산인들이 함께한다면 못할 일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체험형 농장을 반드시 성공시켜 농축산업에도 얼마든지 희망이 있음을 입증해보고 싶습니다.”
축산으로 이룬 성공을 더 많은 지역 농업인과 나누기 위해 체험형 농장을 만들고 싶다는 그의 바람이 하루 빨리 이루어질 수 있기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