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성은 키우고 노동력은 줄인 '접목선인장 분화 수경재배 일관생산기술' 이가농원 이재규 대표

올해로 10년째 접목선인장을 재배 중인 이가농원 이재규 대표

접목선인장은 국내 생산량의 80~90%를 수출할 만큼 판로와 소득이 안정적인 작목이다. 다만 시설재배에 드는 자본과 노동집약적 재배환경이 더 큰 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경기도농업기술원 선인장다육식물연구소가 ‘접목선인장 분화 수경재배 일관생산기술’을 개발한 배경이다. 개발과정에서 현장 실증에 참여한 고양시 소재의 이가농원은 생산성 향상과 노동력 절감이라는 이 기술의 효력을 가장 먼저 체감한 농가다.

민경미, 사진 이정도

접목선인장 강국에 걸맞게 재배 기술도 진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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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규 대표가 접목선인장을 살펴보고 있다

접목선인장은 사람이 인위적으로 만든 품종으로, 지지대 기능을 하는 삼각주 선인장에 동그란 모양의 구를 붙여(접목) 완성한다. 비모란, 산취, 소정 등 구로 쓰이는 관상용 선인장은 돌연변이로 인한 엽록소 부재로 스스로 광합성을 할 수 없어 녹색의 대목인 삼각주에 접목해 영양분을 공급받는 것이다. 이로써 접목선인장이라는 새로운 식물체로 거듭나 이후 꽃보다 화려하고 오래가는 색색의 둥근 모양을 갖추게 된다.

접목선인장은 맨 처음 일본에서 개발되어 네덜란드 등으로 수출의 물꼬를 텄지만,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우리나라가 일본을 밀어내고 해외시장을 석권하기 시작했다. 적색, 적황색, 황색, 분홍색, 복합색 등 구 색이 다양하고 선명하며, 조직이 견고한 점 등 국산 접목선인장의 장점이 부각되면서 ‘명품 선인장’으로 인정받은 결과다. 덕분에 ‘세계 속의 한국’이라는 꽃말까지 붙은 접목선인장은 생산의 80~90%를 전 세계 20여 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100% 국내 육종 품종으로 로열티 없는 수출 효자작목이다.

“접목선인장은 소득과 판로 면에서 두루 안정적인 작목입니다. 공급량 대비 수요량이 많고 수출단가도 매년 조금씩 상승해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큰 타격을 입지 않았어요.”

고양시에서 10년째 접목선인장을 생산해온 이가농원 이재규 대표는 해당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현장에서 생생하게 체감해왔다. 접목선인장 강국답게 품종 개발과 더불어 재배기술에서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는 그는 특히 경기도농업기술원 선인장다육식물연구소가 생력트레이에 이어 개발한 ‘접목선인장 분화 수경재배 일관생산기술’은 생산성 향상과 노동력 절감에 탁월하다고 평가했다.

기계화 병행으로 효율성을 강화한 일관생산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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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 접목선인장은 지지대 기능을 하는 삼각주 선인장에 동그란 모양의 관상용 선인장을 접목해 만든다
  • 하) 분화 수경재배의 효율을 높여주는 화분용 식물 지지장치

접목선인장은 종자로 키운 모구(어미 선인장)에서 분리한 자구(어린 선인장)를 수출용 사이즈에 맞게 자른 삼각주에 접목해 일정 시간을 보낸 후 식재한 다음 구의 색과 모양이 잡히는 3~5개월 동안 길러서 출하하게 된다. 이 대표는 언뜻 재배 과정이 단출해 보이지만, 단계마다 노동집약적 작업에 생산성 저하 요인이 깔려 있어 고충이 적잖았다고 토로했다.

“시설재배 작목 특성상 면적의 효율적 관리는 생산성 향상과 직결됩니다. 생력트레이만 해도 각기 생육상태가 다른 선인장을 모두 수확할 때까지 군데군데 남아있는 빈자리를 활용할 수 없어 생산성 저하의 주된 원인으로 작용했어요. 또, 트레이 하나에 큰 사이즈의 선인장은 36개, 작은 사이즈는 98개가량을 함께 식재하는데, 같은 배지를 쓰다 보니 선인장 하나가 병해충을 입으면 트레이 전체가 오염될 위험이 컸죠.”

다행히 이러한 문제점은 올 초 선인장다육식물연구소가 개발한 개별 화분용기에 재배하는 분화 수경재배 일관생산기술을 도입하면서 상당 부분 해소되었다. 관행 재배와 비교해 분화 수경재배는 식물체 인출에 고강도의 노력이 들지 않는 데다 생장이 완료된 화분을 수거할 수 있고, 빈자리에 재식재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화분을 한데 모아 관리할 수 있는 까닭이다. 그는 분화 수경재배의 효율을 높여주는 화분용 식물 지지장치와 화분분배기, 배지투입기 등에도 높은 만족도를 드러냈다. 특히 식재 전 재배 화분 준비와 배지 투입작업 시 화분분배기와 배지투입기로 기존의 수작업을 대체함으로써 노동력 절감과 더불어 효율성 면에서도 큰 도움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뿌리가 있으면 수출이 안 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확 시 일일이 뿌리를 자르는 작업도 현재는 사람이 하고 있지만, 향후 일관생산 작업기 중 하나인 수확기가 보급되면 노동력 절감과 생산성 향상 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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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하를 앞둔 접목선인장 앞에서 활짝 웃고 있는 이재규 대표

새로운 재배기술로 수출경쟁력 강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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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력 절감과 효율성 면에서 큰 도움을 주는 화분분배기

물론 일관생산기술로 기계화 비중이 확연히 늘어난 지금도 여전히 사람 손에 의해서만 이뤄지는 노동집약적 재배 과정은 남아있다. 대부분 이 대표 부부가 소화하는 3,305m² 규모의 이가농원에 유일하게 외부 인력이 동원되는 접목 단계가 그것이다.

“재배 과정 중에서도 접목은 상품성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작업입니다. 자구와 삼각주 단면에는 각각 양분의 이동통로인 유관속이 있는데, 이 부분을 정교하게 맞춰서 작업해야 하므로 시간과 비용, 노동력이 집중적으로 투입되죠. 접목선인장은 이 과정을 통해 접목과 활착이 잘되어야 비로소 원하는 빛깔과 형태를 지닌 최상품으로 인정받습니다.”

일관생산기술 현장실증과 시범사업 참여를 통해 머지않아 접목 과정에 적용할 수 있는 초정밀 공정설비를 탑재한 기술 개발의 가능성을 엿보았다는 그는 이를 통해 오랜 기간 정체해왔던 국내 접목선인장 농가가 한 단계 나아가는 계기를 맞이하길 바라고 있다. 접목선인장산업의 안정적인 성장과 별개로 현재 국내 접목선인장 농가는 50여 농가가 고작이다. 전국 재배면적 또한 189,000m²로, 그중 고양, 안성 등 경기도가 51%인 96,000m²를 차지하고 있다(2019년 기준).

주된 원인 중 하나가 노동집약적 재배환경인 만큼 접목선인장 분화 수경재배 일관생산기술이 경기도를 시작으로 국내 접목선인장 농가에 활기를 불어넣어 수출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Mini Interview

생산성 향상, 병해충 감소
‘접목선인장 분화 수경재배 일관생산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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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시장이 선호하는 품종 개발과 그에 맞는 재배기술로 접목선인장 생산 농가를 밀착 지원해온 경기도농업기술원 선인장다육식물연구소. 이곳에서 개발한 ‘접목선인장 분화 수경재배 일관생산기술’에 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본다.

답변 이재홍 선인장연구팀장(경기도농업기술원 선인장다육식물연구소 ☎ 031-8008-9531)

‘접목선인장 분화 수경재배 일관생산기술’은 관행 재배와 비교했을 때 어떤 점에서 차별화되나요?

관행 재배 방법은 60×30cm 크기의 생력트레이 위에 접목선인장 중형규격 98주 또는 대형규격 36주를 식재해 재배합니다. 수확기에 다다른 접목선인장은 뽑아서 수출용으로 조제하는데, 동일한 생력트레이에서도 제각각인 생육상태로 인해 수확되는 시기가 각기 다릅니다. 접목선인장의 수확이 진행될수록 수확된 빈자리가 늘어나기 때문에 수확이 완료될 때까지는 다시 심을 수 없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접목선인장을 개체별로 화분에 심어 재배하고, 화분과 함께 수확한 빈자리에는 접목선인장을 새로 심은 화분을 배치해 계속 재배할 수 있어 생산성을 비약적으로 향상한다는 것이 차별화된 장점입니다.

단계적으로 기술을 도입할 경우, 우선순위의 선정 기준이 궁금합니다.

우선 접목선인장을 재배하는 농가를 대상으로 하고, 다음은 생력트레이를 이용해 수경재배해본 경험이 있는 농가라면 우선 선정 가능합니다. 근래에는 대부분 농가가 상자 수경재배기술로 생산하는 만큼 제한된 시설재배 면적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생산성을 높이는 데 관심 있는 농가라면 도입 가능합니다.

농가에서 기술 적용 시 특별히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짚어주세요.

접목선인장을 개별 화분에 심어서 키우기 위해서는 각각의 화분을 분리하고 배지를 충진해 개체별로 수확을 진행해야 하므로 관행 재배에 비해 더 많은 노동시간이 요구될 수 있습니다. 다만, 분화 수경재배용으로 개발한 화분분배기, 배지투입기 및 수확기를 활용하면 노동시간을 확연히 줄일 수 있습니다. 즉, 이 기술은 기존 수경재배기술을 집약적으로 적용하기 위해 기계화 작업을 병행해 높은 생산성을 달성하는 방법임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현재 해당 기술은 경기도 내에 어느 정도 보급되어 있나요?

개발과정에서 현장 실증에 참여한 농가 1곳에 시범적으로 보급된 상태이며, 관심 있는 인근 농가들에 기술을 확산해 경기도 고양, 파주 등 현재 4개 농가에서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 기술의 기대효과는 무엇인가요?

접목선인장 생산량이 기존 상자 수경재배 대비 41%, 소득은 67% 향상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또한 화분분배기, 배지투입기, 수확기 등 일관생산 작업기를 활용하면 총 65%의 노동시간을 절감할 수 있으며, 특히 반복적인 악성 노동을 줄일 수 있습니다.